
올해 무엇을 만들었느냐고 물으면 목록이 길게 나옵니다.
그런데 무엇을 없앴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.
소비자용 금융 앱을 만들어 온 프로덕트 디렉터 리암 뉴젠트가 최근 글에서 던진 질문입니다.
그는 이 일을 하면서 끝까지 막아낸 기능이 두 가지 있다고 밝혔습니다.
하나는 문서함이었고, 다른 하나는 알림 센터였습니다.
에그코드는 자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웹과 앱 외주 개발도 맡고 있습니다.
그래서 기능 추가 요청을 양쪽에서 받습니다.
AI에게 코드를 맡기는 바이브코딩이 퍼진 뒤로 그 요청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.
다만 쉬워진 영역은 만드는 일에 한정되어 있습니다.
그래서 기능을 덜어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.
1. "파일 목록 하나"는 결국 구글 드라이브가 됩니다
문서함은 아주 단순한 요청에서 출발합니다.
고객에게 보낸 안내문과 명세서를 앱에서도 보게 해 달라는 요청입니다.

문제는 회의에 들어온 사람마다 한 가지씩 덧붙인다는 데 있습니다.
태그와 보관함이 붙고, 인쇄와 공유와 권한 처리가 차례로 따라옵니다.
권한 처리란 각 문서를 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도록 막는 작업을 말합니다.
이쯤 되면 구글 드라이브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.
알림 센터도 같은 길을 걷습니다.
종 모양 아이콘에 빨간 점 하나만 찍어 달라는 요청에서 시작합니다.
몇 달 뒤에는 메일함을 닮은 화면을 만들고 있습니다.
에그코드도 외주 문의에서 이 두 기능을 자주 만납니다.
단순해 보이는 기능일수록 요청이 더 잘 달라붙습니다.
2. 견적서에 적히지 않는 비용이 매년 발생합니다
기능의 가격은 대부분 구축비로만 제시됩니다.
실제로 돈이 나가는 자리는 그다음입니다.

iOS와 안드로이드는 해마다 새 버전을 내놓습니다.
기존 동작이 바뀌거나 사라지면 그 기능은 다시 손봐야 합니다.
3년이면 이 점검이 최소 세 번 돌아옵니다.
이렇게 쌓여서 나중에 갚아야 하는 부담을 기술부채라고 부릅니다.
뉴젠트는 이해관계자를 설득한 방법으로 운영비를 펼쳐 보이는 방식을 꼽았습니다.
만드는 값이 아니라 몇 년에 걸친 유지보수 비용을 계산해서 보여 주는 것입니다.
| 구분 | 구축비 | 운영비 |
|---|---|---|
| 발생 주기 | 1회 | 매년 반복 |
| 견적서 표기 | 명시됨 | 대부분 빠짐 |
| 대표 작업 | 기획·개발·테스트 | OS 대응·보안 점검·장애 대응 |
| 기능이 늘면 | 한 번 더 지출 | 매년 점검 대상이 늘어남 |
구축 견적보다 3년치 운영비가 결정을 바꿉니다.
3. 바이브코딩이 싸게 만들어 준 것은 만드는 일뿐입니다
바이브코딩은 초안을 뽑는 속도를 확실히 끌어올렸습니다.
DHH는 모든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행해 볼 수 있게 된 지금을 반겼습니다.
이 이야기는 더 많이 만들라는 말로 읽히기 쉽습니다.

뉴젠트는 여기에 다른 쓰임을 제안합니다.
AI 에이전트를 새 기능이 아니라 정리 작업에 붙이는 편이 낫다는 관점입니다.
쓰이지 않는 화면을 찾아내고 낡은 코드를 걷어내는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.
만드는 속도가 아니라 정리하는 속도가 서비스의 수명을 정합니다.
결론: 추가는 까다롭게, 제거는 단호하게
모든 기능을 빼라는 뜻은 아닙니다.
문서를 보여 줄 의무와 알림을 남길 의무는 그대로 남습니다.
다만 그 의무를 플랫폼 하나로 해결해야 하는지는 다시 살펴야 합니다.

무엇을 언제 전달해야 하는지부터 정리하고, 이미 있는 수단으로 가능한지 확인합니다.
이메일과 문자, 푸시 알림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.
바이브코딩이 벌어 준 시간을 기능을 늘리는 데만 쓸 이유는 없습니다.
뉴젠트의 결론은 분명합니다.
무엇을 넣을지는 극도로 까다롭게 고르고, 빼는 일에는 단호해야 합니다.
에그코드도 기능 하나를 추가할 때마다 이 질문을 먼저 던집니다.
참고 자료: Liam Nugent, "The most important product decision is what you don't build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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